Dyson Small Ball Upright vaccum

세금포함 40,435엔

이건 확실히 싸구려 물건은 아니다. 하지만, 다이슨 물건 중에선 가장 싼 축에 드는 물건이다. 앞으로 다이슨이 무선 청소기만 만들기로 결정을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오늘 글을 쓰려고 살짝 조사를 해보니 유선 청소기들 가격이 많이 싸졌는데, 어쨌든 1년여 전 이 청소기를 살 땐 다이슨 물건 중에서 가장 저렴한 청소기였다.

돈을 아끼려면 그냥 1~20만원짜리 청소기를 사면 되는 건데, 굳이 다이슨을 사려고 했던 이유는 물론 싸이클론 때문이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한 번 더 짚고 넘어가면, 사이클론의 핵심은 ‘강한’ 흡입력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흡입력이다. 흡입력의 강약은 모터가 결정을 하는 것이고, 사이클론은 먼지가 공기가 나가는 구멍을 막지 않도록 해서 흡입력 저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원리는 물론 다이슨이 발견하거나 발명한 건 아니고, 이미 정미기라던가 목공소의 집진기 등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나도 한국에서 개인 목공 작업실을 운영하면서 사이클론 원리를 이용한 집진통에 싸구려 일반 청소기를 달아서 썼는데, 6년간 청소기의 필터를 한 번도 털어내지 않고도 어마어마한 양의 먼지를 언제나 같은 힘으로 빨아들였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일단 다른 브랜드는 고려대상에 넣지도 않았었다.

작년엔 V8이라는 무선 청소기가 나왔던 해였다. 물론 사고는 싶었지만 한 푼이라도 아끼면 좋은 상황이라 일단 신제품은 포기했고, 가격이 좀 떨어진 V6를 살까 했지만, 왠지 무선의 편리함보다는 유선의 힘이 더 끌렸다고나 할까. 올 해 나온 V10은 이제 더 이상 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던데, 작년엔 어쨌든 힘 얘기를 하는 리뷰들이 있었고, 결정적으로 청소를 매일 하는 게 아니고, 1주일에 한 번 정도 하는 건데, 게다가 내가 하는 거니까 좀 귀찮고 힘들어도 상관없단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1년 반. 일단 유선의 장점인 모터의 힘은 예상대로 대만족. 이동도 선이 충분히 길어서 크게 불편하지 않고, 또 청소를 하는 순서랄까 패턴이 익숙해지니까 그것도 더 이상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흡입력은 아직도 처음처럼 짱짱. 다만 한가지 아쉬운 건 악세사리가 너무 없다는 것. 그동안은 별 불만 없었지만, 얼마 전 요와 위의 매트를 청소할 땐 매트리스 전용 헤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전반적으론 만족이란 얘기. ^^;;

방도 많고 집도 넓고 방방마다 가구도 많은 집은 아무래도 힘 좋은 무선 청소기가 훨씬 편리하겠지만, 가구도 별로 없고 방도 별로 없는 우리 집엔 이 정도면 딱.

Casio Basic Analogue mens watch

MTP-V001L-7B / 세금포함 2,000엔

손 역시 발처럼 두껍고 큰 데다가 정장을 입을 일이 별로 없는 인생이니, 시계를 사면 언제나 두껍고 투박한 스타일이어서 간혹 정장을 입을 경우 시계가 와이셔츠 소매에 걸려 항상 불편했었다. 이번에 일을 다니면서도 그런 불편함이 있었는데, 일을 하는 동안 시계를 풀러놓을 환경도 아니고 해서 얇으면서 정장에도 어울리는 점잖은 시계를 하나 장만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시계가 아예 없는 게 아니고 여전히 내가 선호하는 건 두껍고 크고 투박한 스타일이라 딱 일하러 갈 때만 차는 용도로 쓸 걸 구하는 거라 당연히 가능한 싼 걸로 사고 싶었다. 홈센터 같은 곳에 가면 싼 시계들이 많은데, 대부분 진짜 ‘싸구려’ 느낌이 너무 나서 2차로 중고샵들을 둘러 보았지만, 여긴 또 그닥 싸지 않고… 마지막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뒤지다가 드디어 카시오의 베이직 라인 시계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카시오의 저가 라인 시계들을 모르고 산 건 아니다. 20여년 전 처음 뉴욕에 갔을 때 무작정 길거리 잡화점에 들어갔다가 영어가 안 되는 바람에 바가지를 쓰고 산 시계도 카시오 저가 라인이었으니까… ㅠㅠ 그래서 카시오 브랜드 자체는 좋아하지만, 저가 모델들에 대한 이미지는 별로였는데, 검색을 하다보니 디자인도 엄청 다양하고 무엇보다 싸구려 느낌이 최대한 억제된 제품들이 많았다. 

그래서 산 게 이 시계. 이 시계의 용도는 어디까지나 정장에 어울리고 와이셔츠 소매에 걸리지 않는 게 첫번째이고, 나머지는 부수적인 것들이었기 때문에 지난 번 구두처럼 디자인과 가격만 보고 산 건데, 받고 나서 보니 만듦새라던가 착용감이라던가 하는 전반적인 느낌이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같은 급의 다양한 디자인 변종들이 많은데, 구매자 리뷰에 자주 나오는 얘기처럼 나도 기분 전환용으로 기회 봐서 몇 개 더 살 예정.

당연히 미네랄 글래스이긴 하지만, 어쨌든 유리를 사용했고, 케이스도 플라스틱이 아니라 진짜 스뎅을 써서 무게감도 적당하고… 게다가 30미터 방수까지! 무엇보다 비싸 보이려고 무리하지 않아 오히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심플한 디자인이 매력 포인트. 

GU チャッカブーツ

세금포함 3,229엔

GU는 유니클로의 저가 라인이다. 디자인은 비슷한데, 소재에서 비용을 많이 줄이는 듯 하다. 그래서 딱 보면 나쁘지 않은데, 입으면 좀 후줄근한 느낌이 들거나 유니클로 옷과 비교해서 내구성이 떨어지는 느낌.

어쨌든 싸게 사서 막 입고 버리는 느낌이 있는 브랜드라 지구 환경을 인류가 되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겐 반갑지 않을 수도 있는 브랜드. 유니클로처럼 여기도 안 입는 옷을 수거해서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재활용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데, 따지고 보면, 그러면서 생산량을 줄이는 것도 아니고, 한 두 번 더 돌려 입고 버린다고 쓰레기의 양이 줄어드는 건 아니라서 그저 생색내기 정도라고 생각되지만…

말이 좀 샜다. ^^;; 어쨌든 이 브랜드를 소비하면서 루이비통의 내구성을 기대할 리도 없고, 1년 정도를 잘 신으면 최선이겠다는 생각을 하고 구입을 한 건데, 실제로 한 번 신고 나갔다 와보니 좀 더 버텨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맘에 들었다.

우선, 사이즈. 이 신발은 사이즈가 250미리부터 280미리까지 10미리 단위로 있는데, 난 발이 좀 두껍고 넓고 큰 편이라 구두는 보통 285~290, 운동화는 290~295를 신기 때문에 처음엔 맞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근데 신어보니 의외로 딱 맞았고, 쿠션이 별로 없는데도 신발이 가벼워서 그런지 걷는 것도 ‘매우’ 편한 수준이었다. 

사실 이 신발을 산 이유가 주말 알바를 할 때 입는 검은 정장에 맞추기 위해서였고, 그 알바가 카메라 리모트와 스위쳐 앞에 앉아서 하는 일이라 굉장한 착용감이나 활동성 같은 기능 대신, 검은 옷에 잘 맞는 디자인만 있어도 되는 셈이었는데, 그와 더불어 적당히 편안하기까지 해서 더 맘에 들었던 거 같다. 내 발 모양이랑 잘 맞아서 그런지 다행히 난 하루 종일 신어도 발이 아프거나 다리가 피곤하거나 하지 않았고.

정리하면… 주로 실내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외모에 변화를 주고 싶은 날 한 번씩 신어주면 좋은 그런 신발이라고 하겠다. 스웨이드 재질에 재료는 100% 폴리에스테르. 

安さんの安い物語

제목을 한국어로 읽으면 “안씨의 싸구려 이야기” 정도가 되겠다. 간단히 얘기해서 상품 리뷰 코너 정도가 되겠는데, 어디서 협찬을 받는 것도 아니고, 뭘 사든 가능한 싸게 사야하는 주머니 사정상,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상품을 사용해 본 소감을 적을 수 밖에 없어서, 아예 제목을 그렇게 정해버렸다. 

싸면서 좋은 건 생각보다 어렵다. 우리가 ‘좋다’고 하는 요소들을 얻는 비용을 포기해야 싸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싸면 나쁘거나 혹은 좋은 게 덜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 욕심이란 게 그런 걸 순순히 받아들이도록 해주는 그런 게 아니라서, 싸고 ‘좋은’ 것에 대한 갈망은 여간해서 없어지지 않는 듯 하다.

이 리뷰에선 그래서 그냥 싸면 다 소개를 하는 건 아니고, 생각보다 찾기 어려운, 하지만 잘 찾으면 나오는 싼데도 좋은 물건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필요도 없는 물건을 리뷰를 위해 사가면서까지 진행할 생각은 아니고, 필요에 의해 샀는데 가격 대비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되는 물건들을 소개할 예정.

그렇다고 서민 계급에서 사기 어려운 물건들이 가진 퀄리티를 기준으로 ‘좋음’을 규정하는 쓸데없는 엄격함 따위를 들이대거나 할 일은 없을 것이다. 치룬 값을 고려해서 ‘적당’히 좋은 물건들이란 생각이 들면 소개할 예정이니 그 점 고려해서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一段落

어제 회사에 나가 향후 어떤 식으로 일을 할 지에 대한 미팅을 가졌다. 처음엔 그저 편집 일이나 받아다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던 건데, 의외로 그 쪽에서 원하는 게 많아졌고, 나도 나름 안정적인 생활이 될 듯하여 그들이 원하는 대로 수습 기간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내 일본어 실력이 발목을 잡았다.

고정된 카메라를 리모트로 조정하여 촬영을 하는 시스템 촬영의 경우는 말이 그닥 필요하지 않아 그거부터 연습을 했고, 지지난 주부터 단독으로 일을 맡기 시작했는데, 그 나머지, 현장 앤드롤 편집과 촬영은 고객이나 식장 직원들과 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의견들이 있었고, 나 개인적으로도 스트레스가 많았다.

언어는 단기간에 개선이 되지 않는 사안이고, 그렇다고 가르쳐도 되는 내용들을 말이 안 된다는 이유로 마냥 배우고 있는 것도 의미가 없고… 결국 시스템 촬영을 제외한 나머지는 내 일본어가 향상이 되어 소통에 무리가 없어지게 되면 다시 시도하기로 하고, 수습기간을 끝내고 시스템 촬영에 한하여 알바 계약을 하기로 했다.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일본어가 되는 수준이라면 솔직히 그 회사로 다시 갈 일은 없을 거 같고…  뭐 이 회사와의 인연은 이걸로 일단락이 된 느낌이다. 중간에 나도 기대가 커진 부분이 있어 좀 허전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처음 원했던 대로 일단 알바를 할 수 있게 되었고, 회사로서도 말이 잘 안 통하는 사람 하나 데려다 놓고 여러사람 피곤하지 않아도 되니 나름 합리적인 결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웨딩 관련 비지니스는 좀 얘기가 다른데, 이 회사와 연결이 되어 일을 하게 되면서 떠오른 관련 아이디어가 있어서 일단은 계속 추진을 해 보기로 했다. 싫든 좋든 웨딩 업계에 발을 담근 이상, 일부러 기회를 외면할 필요는 없을 거 같으니까. 

어쨌든 한 달 반 정도 나름 애를 써가며 왔다 갔다 하며 얻은 주말 알바와 약간의 업계 인맥은 그리 나쁘지 않은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아내의 직장 동료가 이 일을 한다길래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한 번 물어나 볼까?’ 하다가 이렇게 된 거라 생각에 따라선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예기치 않았던 큰 성과라고 하는 편이 맞을 거 같다.

여전히 말이 안 되지만 일단 입을 열고 보는 연습 정도는 충분히 되었고, 계속해서 주말마다 현장에서 혼자 부딪혀야 하는 것도 있고,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일본어를 익히는 데에 많은 자신감을 얻은 것도 사실이다. 발판을 마련하였으니 내년엔 도약을 해 보는 수 밖에. ^^;;

頑張り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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