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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잘 사는 법

창 가의 싸구려 장비 3총사

제목은 “싸구려이야기”이지만, 이 섹션을 시작하면서 생각했던 건 가격이 아니라 ‘만족’이었다. 최저가 구매요령을 얘기하고 싶은 게 아니고, 개인적으론 좋아하지 않는 표현이지만, 결국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섹션이라고나 할까. 

참고로 여기서 얘기하려는 건 어떤 진리나 묘수 같은 게 아니고, 그냥 내 경험이다. 그 중에서도 가성비를 최대한 뽑아 내었다고 생각 되어지는 성공 케이스들만 모아서 정리를 한 것이니,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보편성 같은 건 고려하지 않았으니 참고 혹은 적용은 각자의 판단과 책임 하에 하시길.

난 솔직히 쇼핑을 즐기기엔 최악의 조건이었다고 생각한다. 간단히 얘기해서 욕심은 많은데 돈은 없는… 그 욕심 중에 대표적인 것은 무엇보다 과시욕이었다. 기왕이면 남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그게 안 되더라도 최소한 남들이 비웃지 못할 수준의 물건들을 갖고 싶었다. 다시 말해 내 선택의 기준은 내가 아니라 남이었다. 

이런 저런 장비들을 많이 쓰는 일을 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어쨌든 버는 능력은 빈약한 주제에 욕심을 제어하는 능력도 부족해서 언제나 남 보기에 당당한 장비들을 마련했고, 그래서 항상 내 경제상황은 사는 순간 가치가 떨어지는 ‘동산’에 얼마 안 되는 재산의 거의 전부가 묶여있는 모양새였다. 그러다가 그나마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는 더 이상의 실수나 실패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떠나 온 일본 이민이었다.

가지고 있던 촬영 장비와 공구들을 대부분 정리하면서 앞으론 절대로 장비에 돈이 묶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단 각오를 다졌다. 생각했던 방법은 간단했다. 일이 전개가 되는 게 확실해지기 전엔 장비에 투자하지 않는… 말하자면 상식의 회복이었다. ㅠㅠ 이런 간단한 걸 그동안 왜 못했을까, 생각을 해보니 결론은 역시 욕심. 과시욕도 있지만, 내 손에 맞는 내 장비를 항상 준비해두고 싶은 욕심… 일을 잡는 영업력은 상관없이 일단 장비를 챙겨두고 싶은 욕심이 문제였다. 

어쨌든 그래서 일본에 와서 장비를 포함한 물건 구입의 원칙을 정했는데, 목적을 가능한 명확히 분석하고, 거기에 맞는 최소한의 기능 이외의 것들은 생각하지 않는다…가 그것이었고, 오늘 얘기하려는 내용도 바로 그것이다. 

예식장에 결혼이 아니라 일을 하러 가는데, 최대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가진 복식을 갖추는 건 돈이 썩어나는 상태여도 바보 같은 짓이고, 행사의 주인공에게도 실례가 되는 일이다. 다시 말해 목적을 잘 분석하고 거기에 맞는 기능들을 가진 물건들을 찾아 쇼핑을 하는 것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 첩경이란 생각이다. 

나중에 한 번 다루겠지만, 위 사진에서 왼쪽에 있는 플래시는 Neewer라는… 발음도 어려운 브랜드의 제품이다. 땅에서 그냥 저절로 자라는 걸 뽑아내는 인건비만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오는 가격으로 제품들을 만들어 파는데, 당연히 캐논이나 니콘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플래시와 비교하면 장난감 수준이지만, 중요한 건 내가 지금 플래시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장난 수준이라면 장난감 이상의 장비를 갖는 건 바보 짓이라는 것.

언젠가 이 얘기도 할 일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간단히 한 마디만 하면, 장비가 확장해주는 크리에이티비티의 영역은 생각보다 그리 넓지 않다. 아무리 옷이 좋아도 옷걸이가 안 좋으면 별무효과인 거처럼… 

어쨌든 그 옆의 사진기도 가운데의 마이크도 전부 내 상황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들만 가진 제품들이고, 난 상대적으로 싸게 산 장비들로 지금 내 상황 수준에서 필요한 영상이라던가 사진들을 만들어 내며 잘 살고 있다. 

핵심은 내가 지금 무언가를 사려고 할 때 그 목적과 상황에 맞는 기능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이상이 들어있는 지 등을 고려해서 구입할 대상을 정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여기저기 검색과 조사를 해서 가능한 저렴하게 구입을 한다면 후회없는 결과적으로 싸게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난’ 생각한다. 물론 목적이 ‘과시’라면 낭비가 정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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