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없이 살기 3일차

페북 계정을 없앤 지 3일이 지났다. 첫날은 정말 담배를 끊을 때 처럼 답답한 느낌이 있었고, 습관적으로 전화기를 들락 날락 거렸다. 그러다 하루가 지나니 그게 좀 나아졌고, 좀 더 편해진 오늘은 문득 페북에 참 많은 시간을 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북을 하면 확실히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 더 밝아지는 면은 있다. 근데 그게 반드시 필요한 것인 지는 좀 다른 얘기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세상사에 관해 내 생각을 정리하는 건 굳이 페북의 도움 없이도 가능하다.

페북은 어찌보면 다름 사람들이 같은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지는 몰라도, 내 스스로의 판단 기준을 세워 줄 만큼의 깊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식견이 부족한 분야에서 다른 이의 그럴싸한 말빨에 휘둘려 부적절한 판단 기준을 갖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말로 그런 기준이 필요하다면 페북이 아니라 그냥 ‘북’을 구해서 볼 일이다. 물론 페북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문적인 의견을 개진하고 있지만, 앞서 얘기한 대로 내가 살아가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적인 견해를 낼 수 있어야 하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궁색하다. 궁금하고 관심이 가는 분야에 대해서만 깊이를 가져도 충분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페북을 통해 이런 저런 잡다한 분야에서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노력은 뭐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입장에선 없어도 되는 기능을 굳이 첨가하여 더 비싸게 받는 자동차 같은 느낌, 즉 낭비란 생각이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페북의 유용함을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이건 페북 말고도 다양한 경로들이 있으니 따로 얘기할 건 아닌 듯. 

어쨌든 페북을 끊은 지 3일 째, 내 삶에 집중할 여유가 조금 더 늘어난 느낌이다. ^^

호너 C key 블루스 하프

페북 계정을 모두 없애고 처음 올리는 일기의 주인공은 바로 오늘 중고샵에서 산 하모니카. 내일 드디어 시스템 촬영 혼방 데뷔를 하게 되었고, 자축할 겸 아내와 스시를 먹고 중고샵에 가서 뭔가 적당한 걸로 나에게 선물이나 할까 하다가 산 게 이 하모니카다.

웨딩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 올 초부터 계속 해오던 노래 연습을 본의 아니게 멈추게 되었는데, 멈추던 시점에 더 크로마니욘즈의 넘버원 야로를 반주까지 만들어 녹음을 하고 있었다. 그 노래 중간에 하모니카 솔로가 나오는데, 물론 난 하모니카를 불 줄 모르지만, 그 부분은 다른 악기나 미디가 아닌 진짜 하모니카로 불고 싶단 생각을 계속 했었고, 악기점이나 자주 가는 중고샵의 악기코너에 가면 꼭 하모니카가 나온 게 있나 보곤 했다. 

하모니카로 유명한 회사가 독일의 호너라는 것 쯤은 알고 있었는데, 언제나 여기 제품은 가격이 좀 높거나 가격이 적당하면 상태가 좀 안 좋거나 혹은 키가 안 맞거나… 여튼 계속 운이 닿지 않다가 오늘 드디어 상태도 좋고 가격도 좋은 호너 제품이 진열대에 있어서 고민 없이 바로 사 버렸다. ㅋㅋ 

집에 와서 불어보니 파와 라가 없어서 이게 뭔가 불량인가… 했다가 검색을 해보고 그게 원래 그런 거고 밴딩이라는 기술을 이용해서 파와 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까지 알았다. 이게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었구나… ㅠㅠ

그래도 뭐 하모니카가 손에 들어왔으니 이제 연습만 하면 되는 거니까. ㅋ 열심히 연습해서 올 연말까지는 하모니카 솔로까지 들어간 ‘넘버원 야로’를 완성해야쥐! ^^;;

181010 저녁

이베리코 돼지고기 구이
삶은 양배추와 청정원 쌈장
오크라와 두부
미소 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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