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191224 – 2019년 리뷰

19년은 18년에 비해 알차게 보낸 느낌이 든다. 경제적 성과로 보면 뭐 거기서 거기였지만, 확실히 하루 하루 지나가는 속도가 느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인 듯 하다. 작년 한 해의 화두가 노래였다면, 올해의 화두는 아무래도 유튜브였다.

노래는 여전히 상업적으로 쓸모가 없는 수준이지만, 18년 상반기 내내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연습과 고민 덕에 그 이전과 비교해서 확실히 레벨업이 되었다는 점에서 절반 정도의 성공, 혹은 썩 나쁘지 않은 출발 정도로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이란 측면에서 보았을 때 18년은 어느 정도 성공적인 한 해였다.

반면, 올해는 알차게는 보냈지만, ‘성장’면에선 완전히 실패한 한 해였다. 새로운 도전이 없었다. 유튜브로 수익을 만들어보려고 했던 건 도전이 아니라 사실상 안주였다. 더 이상 새로운 시도보다는 그동안 해 왔던 것들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보고자 한 거였으니까. 시작이야 어쨌든 수익이라도 만들어냈으면 또 다른 의미의 성장을 했을테지만, 그것도 안 되었으니 이래저래 실패로 규정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유튜브 자체가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환경이 많이 바뀐 상태였고, 또, 기본적으로 유튜브가 마케팅 비지니스라고 보면, 마케팅을 제대로 해 본 적도 없는 내가 유튜브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했던 시도 자체가 새로운 시도였다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마케팅 비지니스에 도전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마케팅과 관련한 고민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따로 공부를 한 건 아니지만,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선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참고로, 마케팅과 관련해선 전공은 고사하고 브랜딩과 관련한 책 한 권 읽은 게 전부인 내가 가진 마케팅과 관련한 지식은 시장에서 팔릴만한 물건을 만들고 가능한 널리 알려야 한다는 것 뿐이었다.

근데 고민을 할수록 돈을 만들기 위해 넘어서야 할 벽이 생각보다 높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난 그걸 넘고 싶은 욕망이 일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다. 벽은 뭐 아주 못 넘을 높이는 아니었지만, 중요한 건 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내 의지 문제였다.

유튜브 내에서 내 채널을 널리 알린다는 건 온/오프를 막론하고 친구는 물론 인간들과 관계를 잘 맺지 않는 나로서는 처음부터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선 팔릴만한 물건을 만드는 데에 집중을 했었다.

처음엔 뉴스 상에서 이슈가 되는 문제를 건드렸다가 유튜브 상에서 화제가 되는 이슈에 올라타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했다가 적당히 관심도 끌고, 더불어 채널 홍보의 실마리도 찾는 듯 했다. 근데, 문제는 거기서 터져나왔다.

사실상 처음으로 악플이란 걸 받아봤는데, 악플 내용보다 그 악플을 단 사람의 수준에 너무나 큰 실망을 했다. 생각보다 훨씬 그 충격이 큰 실망이었다. 뉴스라던가 다른 사람들의 영상에 달리는 형편없는 댓글들을 볼 때도 한심함을 안 느낀 건 아니었지만, 막상 내가 만든 영상에 그런 댓글들이 달리니까 이건 정말 참담하기까지 했다.

‘이런 것들 보라고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 건가…’

이 생각이 들고나니 도저히 영상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생각이 같고 다르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영상을 찬찬히 보고 안 보고의 문제도 아니었다. 그냥 너무 무식했다.

내가 똑똑하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들이 너무 무식하다는 얘기다. 물론 여기서 그들은 유튜브를 즐기는 한국의 대중 일반을 말한다. 무식하다는 건 자신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능력조차 없다는 걸 의미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유식한 지, 무식한 지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부는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거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이 무식한 대중들은 그걸 파악할 능력조차 없으니 언제나 인터넷과 유튜브에 뿌려지는 엉성한 떡밥에도 우르르 몰려가 의미없는 선동의 그물 안에 갖혀 퍼덕댄다.

세상은 자기가 아는 만큼만 보인다. 근데 이 사실마저 모르는 수준에선 자신이 인식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세상은 틀리거나 혹은 다른 사실로 인식을 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자신이 지키려는 게 무식인지 자존심인지도 구분하지 못하고 일단 상대를 공격함으로써 창피함을 벗어나려는 무례함을 보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부분의 악플은 여기서 출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을까, 실제로 악플을 보았을 때 받은 상처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다만 짜증은 엄청 났다.

문제는 이런 이들을 외면해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 아니, 외면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나도 그들이 갇혀있는 그물 속으로 들어가 같이 퍼덕거려야 비로소 수익 창출의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는 건데, 그게 아무래도 쉽지 않았다.

대략 1년 정도 이것 저것 해보고 나니, 유튜브에서 돈을 버는 방향이 대략 정리가 되었다. 숫자는 물론이고 성향도 그리 다양하지 않은 한국의 유튜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할 경우엔, 유행하는 이슈를 잡아 거의 그들 수준에서 컨텐츠를 만들거나, 아니면 동경심을 불러 일으킬 정도의 월등한 수준을 보여줘야 하는데, 전자는 하기가 싫고, 후자는 할 수가 없다. 내 수준을 왕창 낮추거나 왕창 올려야 한다는 건데, 둘 다 무리라는 얘기.

그래서 컨텐츠는 물론이고, 아예 플랫폼을 바꾸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이것 저것 고민 중이다. 솔직히 배부른 고민이다. 돈에 대한 절박함이 있었다면 당연히 하지 않았을 고민인 것이다. 그러나, 절박하지만 않을 뿐, 필요나 욕심까지 없는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민이 큰 것이다. 수익이 나는 방향으로 가면 되는 걸 굳이 가지 않으면서 또 한 편으론 무의미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는 하고 싶지 않은 상황. 고민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다행인 건, 내년엔 이젠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해진 일본어를 통해 성장의 욕구를 채울 수 있을 거 같다는 것 정도일 듯 하다.

올해는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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