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발질2

한 번 다시 연결이 되니 간혹 궁금해진다. 간만의 그의 블로그도 다시 뒤져 찾아가 글들도 다 읽고… 블로그의 내용들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내용들이라 재미있게 보았지만, 유튜브는 주제부터 관심이 없고, 그를 조금 아는 입장에선 설득력이 없어 열어 볼 엄두가 안 나는데, 이런 건 보게 된다.

생각해보면, 난 그가 재밌고 좋았는데, 그가 날 멀리하는 느낌이 들어 정리를 해 버린 거라 내용만 부담스럽지 않다면 안 볼 이유가 없다. 이 영상도 그래서 다 봤다. 그리고 영상에 바로 댓글을 남기려다가 지난 번 헛발질이 생각나서 공유를 했다. 거의 아무도 안 오는 블로그니 부담없이… ㅋㅋ

썸네일에도 나오지만, 자본주의 사회는 누리는 거라고 생각하는 댓글이나 거기에 자기도 자본은 있으면 쓴다고 하는 유튜버나… 최근 맘잡고 자본론을 공부하고 있는 게 미안해질 정도로 참담한 기분이었다. ㅋ

왜 지금 사회를 자본주의 사회라고 부르는 지 간단히 얘기하면,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것들을 자본가들이 지배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에 의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을 노예들이 생산하던 시절을 우리는 노예제 사회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

현재 21세기 자본주의 세상은 온갖 재화들이 넘쳐나는 풍족한 세상이지만, 문제는 그걸 사람들이 누리라고 자본가들이 만들어 낸 게 아닌게 문제. 자본주의 생산 시스템의 핵심은 소비자라 불리는 보통 사람들이 아닌 자본가의 이익이라는 얘기.

아무리 음식들이 넘쳐나도 굶어죽는 이들이 있는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그것들이 ‘음식’이 아니라 자본가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기 때문. 얼마 전 공부하고도 아직 잘 정리가 안 되는 사용가치, 교환가치 같은 단어들을 끌어대지 않아도, 자본주의 사회에선 삶에 필요한 거의 모든 재화들이, 심지어 서비스까지 상품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뭐든 넘쳐서 썩어나도 누릴 수가 없다. 자본주의 생활의 핵심은 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가 되느냐, 그리고, 그 능력을 어떤 식으로 유지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이상 길고 깊게 얘기하면 나도 바닥이 금방 드러나니 일단 여기까지 하고 다시 박작가 얘기로 돌아가면… 내가 안타까운 건, 그가 최소한 나 정도의 지식만 있었어도 지금보다 훨씬 더 그럴싸한 채널을 만들 수 있었을 거라는 것.

그도 방송에서 얘기를 한 거 같긴 한데, 어쨌든 내가 아는 한, 그는 어떤 철학적인 배경이나 이성적 판단과 결정이 있어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위해 살아온 게 아니라, 그가 처한, 혹은 그가 자초한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다보니 미니멀리스트가 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미니멀리스트로서의 기술적인 측면들이 아닌 개념이나 컨셉 차원으로 들어가면 주관적인 생각이라며 쉴드를 치거나, 자기도 자본을 잘 쓰네 같은 애먼 소리를 해가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거 같다.

이 방송 같은 특집 코너에선 뭔가 센 거 한 방이 있었어야 하는데, 난 그게 그가 지금 미니멀리스트로서 가지고 있는 흔들리지 않는 사상… 까지는 아니더라도 한심한 댓글 다는 이들을 가볍게 보낼 수 있는 컨셉 같은 거라고 보지만, 안타깝게도 그에겐 그게 모자라도 너무 모자라는 거 같다

전 재산 27만원으로 결혼을 하는 건, 충분히 흥미로운 사건이지만 27억이 있는 사람이 27만원을 들여 식을 올리는 얘기에 비해선 임팩트가 약하다. 왜냐하면, 27만원 밖에 없는데 결혼을 결심하는 건, 미니멀 라이프와는 관계가 없는 그저 가난한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니까.

다른 내용들도 대부분 이런 식이다. 그에겐 선택지가 그거 밖에 없었던 경우가 많다. 애의 경우도 자발적 딩크족이란 얘기까지 하는데, 결혼 당시 그의 삶의 방식이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애를 갖는 건 27만원으로 결혼을 하는 것보다 훨씬 무모한 결정이고, 애를 안 갖는 게 당연하다는 느낌이 제3자에게도 들 정도로 그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여튼, 여러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있었음에도 이런 방식을 택했을 거라고 생각할 만큼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애가 셋이나 있는데도 산에 들어가 자급자족 생활을 하는 부부 류의 이야기는 일본 방송에도 자주 나오는데, 그런 거에 비해 이런 건 임팩트가 약하다는 거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고, 그의 가족사도 대략 아는 입장에서 난 이 유튜브 채널이 잘 되길 정말 바란다.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 체제에 항거하는 게 아닌 미니멀 라이프라는 거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의미도 잘 모르는 그가 진정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보단 미니멀 라이프의 유행을 타고 더 이상 미니멀하게 살 지 않아도 되는 선택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구매력을 얻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지만 글쎄…

이건 그가 해오던 블로그와는 다르다. 블로그에서 우리는 그가 전하는 ‘세상’ 얘기를 통해 그를 읽었다면, 유튜브에서 그는 ‘자신’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게 앞서 얘기한 대로 설득력이 모자라다는 것. 차라리 미니멀 어쩌구 얘기는 줄여가고 블로그의 시선을 유튜브로 옮겨오는 게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공유를 했으니 혹시라도 타고 들어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그리고 나랑 다시 말을 섞을 만큼 여유가 있다면 좀 더 진지하게 유튜브에 대해 의견을 나눌 용의는 있지만… 급 오지랖이란 생각이 들어서 제목도 헛발질2로 정하고 그냥 대충 여기서 마무리 하는 걸로. 여튼 혹 이거 보면, 지난 번에 올렸다 지운 댓글도 봤겠지만, 잘 지내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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