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山質店

타카야마 시츠텐. 시츠텐(質店)은 한국어로 하면 전당포이다. 한국에서도 질권이란 법률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일본에선 그 질권을 이용해 돈을 빌려주는 곳을 전당포라 하지 않고 아예 질점(시츠텐)이라고 한다.

한국에 살면서 전당포를 갈 일은 한 번도 없었지만, 일본에선 아무 때나 시간이 나면 들리고 있다. 왜냐하면, 일본 전당포는 거의 리사이클 숍 수준으로 들어 온 물건을 팔고 있기 때문. 내 경험으론 한국에서 전당포들이 판매점을 운영한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일본도 처음엔 순수하게 질권을 이용해 돈을 빌려주는 말하자면 일종의 금융기관이었다. 카마쿠라 시대부터 생겼다고 하니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데, 1960년대까지 서민금유의 주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70년대 들어 무담보, 무보증으로 돈을 빌려주는 이른바 소비자 금융업이 성장하면서 많은 전당포들이 문을 닫았고, 살아남은 곳들은 이제 융자대신 앞에 잠깐 말한대로 중고 판매업을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후쿠오카의 타카야마도 그렇게 해서 살아남은 곳 중 하나. 후쿠오카에 대형 전당포가 몇 개 있는데, 그 중에서 판매장도 가장 많고 테레비 광고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업체가 이 타카야마 시츠텐이 되겠다.

여름에 타카야마 전당포에 가면 주는 마스코트 ‘카이토리’군 부채
카이토리군의 간략한 소개

한국은 리사이클 샵이 너무 시민운동스럽게 접근이 된 점도 있고, 오프라인에서 활성화 되는 단계없이 바로 온라인 중고거래로 이어졌기 때문에 약간은 생소한 면이 없지 않지만, 일본은 미국 수준으로 오프라인 리사이클 비지니스가 활성화 되어있고, 경기가 침체되있던 기간동안 오히려 많이 성장을 하기도 해서 여기 저기 중고물품을 사고 파는 매장들이 많이 있다.

나와 아내는 미국에 살 때 Goodwill이라던가 구세군의 Thrift shop 등을 다니면서 득템을 노리는 게 취미가 되다시피 했기 때문에 한국에 살던 10년 동안 좀 많이 아쉬웠는데, 이제 더 이상 그런 아쉬움은 없다.

전당포 매장이 일반 리사이클 샵과 다른 건 유명 브랜드나 고가 제품이 더 많다는 점 정도인데, 최근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Second Street 같은 리사이클 업체들 역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차이점은 점점 줄어드는 느낌. 거기에 한국으로 치면 중고나라 비슷한 Mercari를 비롯한 온라인 중고 거래 업체들까지 경쟁에 가세해서 일본의 중고 거래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모양새이다.

여튼 일본에서 전당포라고 하면 돈을 빌리는 곳이라기 보단 중고 물품을 팔기도 하고 사기도 하는 중고 거래 업소로 이해하면 된다는 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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