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son Hygienic Mist 구입기

정확히 조사를 하거나 한 건 아니지만, 일본은 대부분의 지역이 한국보다 고온 다습하다. 최소한 내가 살고 있는 후쿠오카는 확실히 그렇다. 서울과 비교하면 여름은 길고 겨울을 짧다. 특히 겨울은 작년 같은 경우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까. 

그래서 집들이 단열보다는 통풍 혹은 환기에 더 신경을 쓴 거 같다. 2003년 이후에 짓는 주택에는 24시간 환기 시스템 설치가 법적으로 의무화 될 정도. 우리 집은 한참 이전에 지은 아파트지만, 이렇게 생긴 환기구가 마루 벽에 붙어 있어서 문을 다 닫아도 외부 공기가 들어오게 되어있다. 

요즘엔 열고 닫고 할 수 있다던데, 우리 껀 언제나 오픈… ㅠㅠ

요즘 짓는 집들은 법적인 환기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창이나 벽에 단열을 제대로 하는 거 같은데, 우리 집처럼 오래된 집들엔 그런 게 없다. ㅠㅠ 사실 여름이나 봄 가을엔 큰 문제가 없고, 앞서 얘기한 거처럼 더운 계절이 더 길어서 큰 문제는 없는데, 문제는 짧다고 해도 두서너달은 지나야 하는 겨울. 

일본도 요즘은 바닥 난방이 그리 생소한 방식은 아닌데, 이건 고급 주택이나 맨션에 해당하는 사항이라 여전히 대다수 주택의 난방 방식은 에어컨(일본은 에어컨이라고 하면 냉, 난방 겸용 장치를 말함. 냉방만 되는 건 ‘쿨러’), 전기 난로, 석유 난로 그리고 가스 난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는 집에선 난방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난방비를 생각하면 역시 석유가 1번, 가스가 2번이지만, 석유는 냄새와 급유의 부담이 있고, 가스 난로는 원하는 위치에 가스 배관이 설치가 되어있지 않으면 따로 공사를 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우리는 일단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이라 석유는 나르는 것부터 고역이니 패스. 가스는 몇 군데에 밸브가 이미 설치가 되어 있는데, 밸브 위치들이 애매해서 패스. 결국, 에어컨을 쓰기로 했는데, 예전에 미국에서 살 때 온풍기로 난방을 하던 집에 살아봐서 뭐 크게 고민은 안 했는데, 딱 한 가지 걱정은 있었다. 

바로 건조함. 한국에서도 공공장소에선 대부분 온풍기를 트니까 그걸 참고하면 될 듯. 온풍 난방이 금방 공기가 훈훈해지고 좋긴 한데, 계속 그 아래 앉아 있다보면 코랑 목이랑 눈이랑 전부 답답해지는 단점이 있다. 아무리 일본 겨울이 한국보다 습해도 실내에서 온풍기를 틀면 다 소용이 없었다. 작년에도 물론 그랬는데, 이번에 겨울로 접어들면서 인후염에 걸리는 바람에 이 건조함이 답답한 정도가 아니라 고통을 주는 지경이 되어버려서 본격적으로 가습기를 생각하게 되었던 것. 

사실 작년에도 가습기를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닌데, 그 놈의 청소가 발목을 잡았었다. 미국에 살면서 작은 가습기를 침대 옆에서 돌렸었는데, 이게 며칠만 청소를 안 하면 안에 빨갛게 물 때가 끼고 해서 너무 귀찮았었는데, 한국에 오니 그걸 편하게 해결해 주는 살균제 땜에 사람이 죽는 사건이 벌어지고… 결론적으로 가습기는 이로움보다 해악이 더 큰 기구란 이미지가 생겼고, 정 힘들면 수건을 적셔 걸어두는 방식으로 넘어가곤 했었다. 

어쨌든 가습기를 들이기로 하고 조사를 하다보니 일본엔 스팀식 가습기가 있다는 걸 알았다. 가습기이긴 한데, 구조를 보면 딱 전기 밥솥. 밥솥으로 유명한 조지루시가 파는 가습기는 진짜 밥솥같이 생겼다능… ㅋ 이건 물을 초음파식과 달리 물을 완전히 끓이기 때문에 세균 걱정이 없다고는 하는데, 문제는 소비전력. 물을 끓이는 동안은 거의 1키로 와트를 쓰고 가습하는 동안도 400와트 정도를 쓰기 때문에 오일히터와 온수매트를 쓰는 침실에서 함께 쓰기엔 무리라는 결론이 나와서 패쓰. (참고로 다이슨 가습기는 가습모드에서 50와트 정도.)

열어보면 완전 밥솥. ^^;;

처음부터 다이슨 가습기를 생각한 건 아니었다. 가전 양판점에 가서 보긴 봤는데, 50만원 정도 되는 가격 땜에 염두에 두지는 않았었다. 그래도 아내나 나나 다이슨을 좋아해서 좀 알아 봤더니 안에 자외선 램프가 있어서 살균을 한다는 얘기도 있고… 끌리긴 엄청 끌렸지만, 이번 겨울은 돈을 쓸 곳도 많으니, 나중에… 올 겨울 쓴 돈들이 결과를 내어줄 때, 그 때 사자…며 발길을 돌렸었는데… 카메라를 알아보러 타카야마 전당포에 갔더니 무려 14만원에 나온 중고가 있어서 사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

그렇게 사와서 한 3일 정도 지났는데, 한두가지 마이너한 단점을 빼면 일단 만족. 오늘은 구입기니까 여기서 줄이고, 사용기는 좀 더 써보고 올리는 걸로. 그럼 20000.

중고 구매가격 : 14,364엔 (쿠폰 할인 및 세금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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