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없이 살기 3일차

페북 계정을 없앤 지 3일이 지났다. 첫날은 정말 담배를 끊을 때 처럼 답답한 느낌이 있었고, 습관적으로 전화기를 들락 날락 거렸다. 그러다 하루가 지나니 그게 좀 나아졌고, 좀 더 편해진 오늘은 문득 페북에 참 많은 시간을 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북을 하면 확실히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 더 밝아지는 면은 있다. 근데 그게 반드시 필요한 것인 지는 좀 다른 얘기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세상사에 관해 내 생각을 정리하는 건 굳이 페북의 도움 없이도 가능하다.

페북은 어찌보면 다름 사람들이 같은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지는 몰라도, 내 스스로의 판단 기준을 세워 줄 만큼의 깊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식견이 부족한 분야에서 다른 이의 그럴싸한 말빨에 휘둘려 부적절한 판단 기준을 갖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말로 그런 기준이 필요하다면 페북이 아니라 그냥 ‘북’을 구해서 볼 일이다. 물론 페북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문적인 의견을 개진하고 있지만, 앞서 얘기한 대로 내가 살아가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적인 견해를 낼 수 있어야 하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궁색하다. 궁금하고 관심이 가는 분야에 대해서만 깊이를 가져도 충분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페북을 통해 이런 저런 잡다한 분야에서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노력은 뭐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입장에선 없어도 되는 기능을 굳이 첨가하여 더 비싸게 받는 자동차 같은 느낌, 즉 낭비란 생각이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페북의 유용함을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이건 페북 말고도 다양한 경로들이 있으니 따로 얘기할 건 아닌 듯. 

어쨌든 페북을 끊은 지 3일 째, 내 삶에 집중할 여유가 조금 더 늘어난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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